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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NP

신규간호사가 정신건강의학과 병동에 간다면

by 슬비하이 2023. 1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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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간호사에게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안녕하세요, 슬비입니다. 
지난 글에서 제가 왜 정신건강의학과 병동을 선택했는지 썼었습니다. 
저는 아무런 임상경험 없이 정신건강의학과 병동에서 일하게 되었고 
일하면서 몇달간 선배 간호사선생님들이 "신규 때부터 오는 거 안 좋아."라고 말해도 
사실 잘 이해를 못했었습니다. 
제가 일했던 병원은 간호사 인원도 많지 않은 데다가 사실 제가 신규간호사로 들어갔을 때만 해도 
시스템이 확립된 상태라고 보기는 어려웠고 팀간호가 아닌 펑셔널간호(funtional nursing) 였습니다. 
팀 간호로 내 환자가 있는 게 아니라 남자병동, 여자병동으로 나누어져 있고 
병동 내에 차팅 간호사 1명, 액팅 간호사 1명, 
여자병동은 남자병동에 비해 환자수가 적고 여러가지 이유로 간호사 1명이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처음 신규로 들어가게 되면 남자병동에서 일을 하다 6개월 정도 지나면 여자병동에 내려가는 구조였습니다.
신규간호사로 들어가 처음 한달동안 액팅 업무에 대해 배우고 
바로 두번째 달부터 나이트 업무를 배우고 세 번째 달부터 나이트 근무를 들어가는데 
남자병동의 경우에도 나이트 근무는 간호사 한명이서 커버를 하기 때문에 부담감이 컸습니다. 
물론 지금은 그렇게 트레이닝을 하고 있지 않고 그래도 액팅을 1-2년을 하고 나이트근무를 혼자 들어가는 식으로 
바뀌기는 했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 병동이 다른 병동에 비해 하는 일이 적다고 해도 2-3년 차 애들이 혼자 병동을 커버한다는 건 
어려움도 어려움이지만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는 환경이었습니다. 
물론 저는 진짜 여유없이 그렇게 후다다닥 밀어붙인 게 오히려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조차 할 시간 없이
익숙해질 만하면 새로운 걸 배우고 익숙해질 만하면 새로운 걸 배우고 하면서 성장하고
일이 항상 무사히 지나가기만을 바라면서 나이트 근무 때는 10시간 근무였는데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는 일찍 출근하기 일쑤였습니다. 그때는 전혀 부담스럽다는 생각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그게 부담감이었구나 싶습니다. 

꼭 제가 다녔던 병원의 환경만이 아니라해도 신규간호사에게 추천하지 않는 이유는 
타과 경험이 없다면 무지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제가 다녔던 병원은 정신과 질환이 있는 경우 정신과병동에서 타과질환을 같이 봤었습니다. 
전에 알콜환자분이 정강이뼈 골절로 정신과에 입원하신 적이 있었는데 
제가 다녔던 병원은 정신건강의학과의 질환이 있다면 정신과병동에서 입원치료하면서 
타과질환을 협진식으로 보고 수술하고 중환자실에서 보는 경우가 아니라면 
수술 후 치료, 간호 등에 대해서도 정신과에서 했었는데 
실습했던 때와 임상은 아예 100% 다르기 때문에 임상경험이 없다면 
어느 정도 책을 보고 공부하고 요즘은 유튜브로도 많은 공부를 하고 출근을 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경험해 봤던 것과 경험해보지 않은 것은 다르기 때문에 
100% 추천하지 않는 바입니다. 
그리고 애초에 입원이유가 정강이뼈 골절이라고 써져 있으니.. 사실 이해가 되지 않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책을 보고 공부하고 내 머리에 넣는 것도 한계가 있고 속도가 있기 때문에 
긴박한 상황에 당장에 답을 구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때마다 선배샘들에게 물어볼 수도 과장님들에게 물어볼 수도 없고
저는 타과병동에서 일하는 선배들이나 친구들에게 많이 물어봤었는데 
다른 대학병원 타과 친구에게 물어보면 "왜 그런 걸 너네 병동에서 봐?"라는 질문을 많이 듣곤 했습니다. 
대학병원이나 시스템이 잘 된 곳들은 다른 타과질환을 더 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major part) 
그 부분을 다 치료하고 정신건강의학과로 전과/전동 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물론 타과병동에서 일하시는 선생님들께서도 처음 보는 케이스들의 환자들이 올 때가 있고 
예를 들어 정형외과 병동이라고 해서 정형외과 환자들만 입원하는 게 아니고 
내과 병동이라고 해서 내과 환자들만 입원하는 건 아니지만 
정신과에 있는 경우와 타과 병동에 있는 경우 아예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내가 1-2년하다 관둘 경우가 아니라면 무조건 타과병동에서 경험을 쌓고 오는 걸 추천하고 
그래서 저도 입사할 때 1 지망은 정신건강의학과 병동을 썼고 2 지망은 내과병동을 썼었는데 
내과병동에 가게 되더라도 경험 쌓고 정신과병동 가서 일하고 싶은 생각이었습니다. 
물론 운이 좋았던건지 안 좋았던 건지 정신과병동으로 처음 들어가서 일하게 되었습니다만 

그리고 정신건강의학과 병동에서 일하면서 지금 선배님들도 후배님들도 타과에 로테이션으로 가서 
일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실 정신과병동에서 일하다가 타과로 나가서 일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간호사들이 하는 일 거기서 거기지, 뭐가 그렇게 다르다고라고 생각하는데 
타과에서 타과로 로테이션하는 경우에도 그 집단의 분위기나 이런것도 다르고 물론 그런 건 다 겪어내야 하는 
경우지만 제가 생각할 때 보는 관점이 정말 다른데다가 계속 그렇게 훈련이 되다 보니 더 어려운 건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신건강의학과 병동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입사하시는 분들을 봐도 많은 간호학생분들의 관심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더러 관심을 표해주시는 분들이 있으신데 되도록이면 선생님의 임상경험을 위해 
타과경험을 쌓고 오시는 걸 추천드리는 바입니다. 

혹시 이해가 안 되셨던 부분들은 댓글에 남겨주시면 제가 아는 선에서 열심히 답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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