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1화 후기
안녕하세요, 슬비입니다.
어제 넷플릭스에서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가 시작이 되었습니다.
사실 이전부터 박보영 님이 출연한다고 해서도 궁금하기도 했는데
제가 12년동안 일했던 부서라 더욱 관심이 가더라고요.
과연 정신병동이 어떻게 꾸며졌을까, 정신병동 환자들의 에피소드를 어떻게 다룰까
정신병동 간호사를 어떻게 그려놨을까 궁금하더라고요.
사실 낭만닥터 김사부 말고는 지금까지 봤던 의학드라마들은 의사의 처방만을 받고 하는 의존적 간호만
하는 게 대다수였고 아무런 생각 없이 시키는 대로만 하고
뭐 남의 말을 전한다거나 어떤 작은 일을 크게 부풀리는 등의 가볍게? 그려진 역할만 많이 봐왔는데
정신과 병동 간호사를 주연으로 어떻게 했을까 궁금했습니다.
해뜨기 전에 버스 타고 출근하는 것부터 많이 공감이 됐습니다.
사실 제가 다녔던 병원은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드라마처럼 엄청 밝고 따뜻한 분위기, 넓은 창문, 화분들은
볼 수 없기 때문에 한 번 폐쇄병동 건물에 들어가고 나면 밥 먹을 때나 약국 갈 때 아니면 아예 밖으로 나올 일이 없었기
때문에 입원해있는 환자들처럼 창문으로 해를 보거나 바람을 느끼는 게 다인데
출근할 때, 퇴근할 때 저는 개인적으로 예쁜 구름보고 하늘 보면서 마음의 위로를 받았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인지 해 뜨기 전 버스 타고 출근하는 장면이 쉽게 넘어가지지 않더라고요.
내과병동에서 정신과병동으로 로테이션 했다고 하는 부분도
사실 우리 병원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굳이 잘 다니고 있는 내과병동 3년 차가 정신과병동으로 로테했다?
무슨 문제(?)가 있어서 오는거겠지 하고 봤는데 나중에 수간호사선생님께서 얘기하시더라고요.
"짐을 OO샘한테 보낸 것 같아서 미안했는데.. 잘 적응해요?" 하면서
제가 다녔던 병원에서는 그런 일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문제가 있거나 어쩌면 저도 내가 먼저 파악하지 못했던 내 문제 때문에 정신과를 원한 것도 있지만
정신과병동에 발령이 난건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
물론 모든 병원이 그런 건 아닙니다. 제 친구 얘기를 들어보면 다른 많은 이유들 때문에도 정신과병동으로 로테하는 경우도 많더라고요.
그리고 아무리 둘이 밥을 먹고 있다하더라도 누구나 다 들을 수 있는 정도의 목소리로
저렇게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되는 말들을 생각보다 많은 관리자들이 하죠. 상대방에게 직접 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생명을 다루고 사람의 마음을 다루는 일이라 더 예민해지는 것도 사실이지만
친절이라는 게 좋다고만 바라보지는 않는 입장이지만 정신과병동에서도 친절이나 마음을 다루는 일보다
어떤 사무적인 일을 더 많이 해야지 하는 식의 일은 굉장히 많습니다.
저도 맨 처음에는 제가 생각했던 정신과병동이 아니구나 많이 생각했었습니다.
환자들과 조금만 말을 섞어도 "선생님 일 다 했어? 일 다 하고 노는거야.?" 라며 말하던 선배가 있었는데
물론 어떻게 보면 노는걸 수도 있지만 난 환자들과 라포를 쌓는 게 중요했는데
왜냐면 난 고작 며칠된 신규간호사였으니까
근데 그 분은 십년이 지나도 환자들과의 라포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
모두 생각하는 관점이 다르니까 뭐..
어쨌든 다시 드라마로 넘어와서
수간호사선생님께서 정신과 첫 출근하는 간호사 복장 등 체크할 때
수간호사선생님이 안된다고 말하는 부분을 이해 못하는 간호사들도 많았는데
드라마에서도 이렇게 장면으로 그려지는 게 신기했고
목걸이로 된 명찰을 쓰지말라고 하는 부분도 공감이 됐어요.
양극성 장애로 인해 동의입원한 환자를 처음 맡게 되었고
사실 차지쌤이 1인실 환자 1명이니까 한 번 맡아보는 게 어때?라고 얘기했을 때
1인실의 기준을 보통 어떻게 쓰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다녔던 병원에서는 처음에 입원했을 때는 급성기로 증상이 극적인 환자분들이 많이 입원을 하시기 때문에 내과 경력이 3년 있다고 해도 첫 출근한 간호사에게
맡겼다는 게 조금은 안 맞는다고 생각했고
환자의 말을 듣는 건 당연하지만 그게 진짜인지 거짓인지 구분도 못한 채 담당의에게 보고하고
보호자와 수간호사, 간호사, 의사가 모두 모여 그 부분에 대해 얘기하는 것도 현실과는 조금 거리가 있어 보였습니다.
뺨 맞았을 때도 환자에게 솔직하게 다 얘기하면서 자극시킨다는 생각만 했는데
(물론 때리는 행위는 백번이고 천번이고 잘못된 거지만)
저러면 안될낀데 안될낀데 하면서 마음 졸이며 봤습니다.
법이 많이 바뀌면서 정신과 입원절차가 조금 많이 복잡해졌는데
동의입원에 대해 다루는 것도, 사실 뉴스에서 조현병 등 정신질환자들의 범죄였다는 기사를 많이 접할 수 있는데
확률상 그렇게 많지 않지만 사람들의 인식에는 정신질환자들은 범죄를 저지른다라는 식의 생각인 것도 몇 줄 대사지만
짚어주신 게 좋았습니다.
하지만 동의입원에서 보호입원으로 전환하는 경우 사실 원무과에서 사인을 받아야하는거고
보호자가 서명하는 보호입원동의서를 들고 가 또 다른 보호자의 사인을 받아오는 게 아니라
병원에 최소한으로 직계가족 2명 이상이 내원해 사인해야 하는 건데 살짝은 그런부분이 아쉬웠습니다.
양극성장애로 입원한 환자분이 조증 증상으로 인해 옷을 벗고 춤을 추는 장면들이 나오는데
제 남편도 보면서 "일할 때 진짜 저렇게 하는 환자들이 있었어?" 라고 묻더라고요.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장면이고 무슨 저게 말이 되나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
생각보다 많습니다.
제가 다녔던 병원은 완전 급성기 병원은 아니였지만 그래도 많습니다.
저도 꼰대가 다 된걸까요? 사실 박보영 님이 지켜만 보고 있을 때 뭐 하고 있나 싶었...
그래도 정신과병동으로 얘기하는 부분도 재밌었고 "맞아, 저랬지, 저랬어. 아 우리 OO샘이랑 똑같네. 저런 느낌의 사람은 어디에나 있구나" 하면서 봤습니다 🤐
어쨌든 앞으로도 더 기대가 되더라고요.
여러가지로 정신과병동에 많은 부분과 흡사하다고 생각했고 앞으로도 더 재밌게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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